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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분명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워졌는데도 불행을 호소하는 사람이 넘쳐난다.현재 가진 것이 적지 않은 이조차 어떡하면 더 가질 수 있을까 전전긍긍한다.여기, 자신이 가진 작은 재능으로 평생 나누며 살아 더없이 행복하다는 마음 부자가 있다.남해군 창선면 영미식당 김윤상 대표를 찾았다.글 박정희 사진 김정민 가난한 집 맏이 노릇위해 상경,자장면 기술 익히다 “집이 찢어지게 가난했습니다. 형 둘이 있었으나 일찍 세상을 등지면서, 사실상 제가 4남 1녀의 맏이 노릇을 해야 했습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농사조차 짓지 못한 집에는 돈이 너무 없었죠. 국민학교(초등학교) 졸업하고 돈 벌러 무작정 상경했답니다.” 가난에 한이 맺힌 소년은 숙식이 해결되는 중국집에서 배달 일을 하며, 화교 스승으로부터 수타 자장면 기술을 익혔다. 10년 넘게 객지 생활하면서 소년은 어느덧 반듯한 청년이 됐다. 고향에서 본격적인 기반을 닦을 결심을 한 청년은 남해행 표를 끊었다. 1981년부터 봉사 시작…자장면 봉사만 150여 회 창선면 고향 집으로 내려와 기반을 닦을 시기, 그는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하루 3가지의 일을 했다. 새벽 2시 반부터 5시까지 양조장 막걸리 배달을 했고, 5시 반부터 6시 반까지 신문배달, 6시 반부터 시장 봐서 식당을 했다. 부지런함이 몸에 뱄다. 자식 3명 키우며 부모님 모시던 시기, 그는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어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렸다. “1981년인가, 제 가게를 차리면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살아서 작지만 내 집 내 가게는 마련했으니, 이젠 사회에 뭔가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먼저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했습니다. 20여 년 간 지역사회를 위해 뛰어다니며 의용소방대장까지 했어요. 이후엔 우연히 접한 전남 보성 봉갑사를 시작으로 자장면 봉사를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21년째 150여 회 정도 되네요. 1회당 작게는 100그릇, 많게는 700그릇까지 내지요.” 자장면 봉사 날짜는 외부에서 요청하는 대로 정하기 때문에 그날은 장사를 접는다(과거엔 중국집, 지금은 계절 메뉴 식당을 한다). 새벽 1~2시쯤 일어나 재료를 준비해서, 5시 반 경 출발해 봉사 장소에 오전 9시까지 닿는다. 현장에서 면을 뽑아 삶고, 자장을 볶는다. 따뜻한 자장면 한 그릇에 사찰 스님과 신도, 사회복지시설 어르신이 행복감에 젖는다. 그 맛에 봉사를 한다고 했다. 43년째 김 대표와 봉사 길에 동행하는 아내 강시선 씨도 봉사하는 게 그저 재밌고, 행복하단다. 부창부수, 둘 다 자장면 재료비 계산조차 해본 적이 없다. 원래 가족봉사단을 꿈꿨던 때문인지, 아내 동행은 필수요, 가끔 아들도 동참한다. “봉사 인생 50년 채우고파” 그에게는 아내 말고도 또 다른 ‘봉사 동지’가 있다. 남해읍 생생반점 신충옥 대표(원사진 오른쪽)다.신 대표 또한 가난했으나 스스로 삶을 개척하며 가정도 꾸렸다. 어느 날 자녀 학교 급식 봉사를 갔다가 굶는 아이가 있다는 말에 자장면을 만들어주면서 봉사의 길에 접어들었다. 둘은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남지회 남해군지부 일을 같이 하면서 형·동생 사이가 됐다. 김 대표가 지부장, 신 대표가 부지부장을 맡아 따로 봉사하기도 하고, 함께 하기도 한다. 김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처음엔 아무도 모르게 봉사했는데, 본의 아니게 여기저기 알려져 쑥스럽고, 더 겸손해집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부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자장면도 힘닿는 한 만들고 싶고요. 저 제면기 무게가 45kg 정도 되거든요. 저걸 들 수 있는 날까지는 자장면 만들려고요. 43년 봉사 인생, 50년은 채우고 싶네요. 제가 70세를 바라보지만요, 술 담배 안 하고, 혈압·당뇨도 없고, 하루 3만보 이상 걸으니 가능하겠지요?”
23.07.13.실내공기를 정화하고 어르신들의 일자리도 창출하는 수직정원이 도내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 식물로 벽면을 채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통영시장애인복지관을 찾아 수직정원을 설치하는 현장을 취재했다.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차가운 벽에 식물로 생명을 불어넣다 햇살 뜨거운 6월 중순, 식물을 잔뜩 실은 트럭이 통영시장애인복지관에 도착했다. 바로 수직정원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수직정원이란 실내외의 벽면에 식물을 식재하여 수직적으로 조성한 정원을 뜻한다. 주로 미세먼지 저감식물을 이용해 실내 공기질 향상은 물론 초미세먼지 농도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화분과 나무 프레임이 실내로 옮겨지자마자 함께 온 어르신들이 식물을 참숯 화분에 옮겨 심는다. “화훼농가에서 가져온 공기정화 식물을 실내 유해물질을 흡착·제거하는 참숯 화분에 옮겨 심고 있어요. 식물 자체가 공기를 정화하고, 숯도 유해 물질을 제거하니 공기정화 효과가 높죠”라며 수직정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마산시니어클럽 강경철 과장이 설명했다. 어르신들은 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식물을 옮겨 심는다. 이어 옮겨 심은 화분을 트레이에 끼워주니 수직정원이 완성된다. “수직정원을 보고 장애인과 가족들이 마음의 안정과 푸르름을 만끽하고 있어요. 더불어 공기도 쾌적해져 너무 좋습니다.” 통영시장애인복지관 전재명 관장은 수직정원 설치 후 이용자들이 감사하다는 인사를 여러 번 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미세먼지 평균 수치 27.5% 감소 효과 식물을 실내에 두면 식물 잎에 미세먼지가 달라붙거나 잎 뒷면 기공으로 흡수돼 미세먼지가 사라진다. 수직정원은 이러한 공기 정화에 효과적인 식물인 싱고니움, 스노우사파이어, 빌레나무 등의 식물을 주로 이용한다. 통영시장애인복지관에 설치된 수직정원은 1.7m×1.7m 크기로 총 84개의 작은 화분이 가로40cm×세로12cm 크기의 트레이에 각각 투입됐다. 공기질을 측정해 주는 공기질 센서와 물을 자동으로 주는 자동관수시설도 설치되어 있다. “여기 보면 수조를 통해 물이 자동으로 식물에게 가고 있어요. 그리고 처음 설치 때 보통이었던 공기질도 지금은 좋음으로 나오죠?” 경남도는 실내공간의 공기질 상태를 측정해 주는 ㈜케이웨더와 협업해 수직정원 설치 전후의 공기질을 측정했더니, 수직정원 설치 전 미세먼지 평균 수치가 25.5ug/㎥이었으나 설치 후 18.5ug/㎥로 약 27.5%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폐플라스틱을 수거·수집하여 수직정원 화분 트레이로 사용하고 있다. 수직정원 40개에 약 800kg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니 탄소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
23.07.13.사람은 살면서 대개 한두 번 헌혈 기회를 갖는다. 학교나 직장에서 단체헌혈을 해보기도 하고, 개인적 호기심으로 혈액원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 6월 14일 세계헌혈자의 날을 앞두고, 헌혈에 진심인 헌혈자를 수소문했다. 대한적십자사경남혈액원이 추천한 문희웅 씨를 만나 그의 헌혈 스토리를 들었다.글 박정희 사진 김정민 평범한 청년, 군대에서 헌혈의 중요성 깨닫다 창원시 진해구 진해노인종합복지관(관장 장윤정)에서 만난 40대 문희웅 씨는 매우 친절하고 겸손했다. 초·중·고교를 창원에서 다닌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고향으로 내려와 10년 전 진해노인종합복지관 식구가 됐다고 한다. “헌혈의 시작은 다른 사람들처럼 고교 시절 단체헌혈이었습니다. 잠 오던 5교시 물리 시간, 헌혈하면 기념품도 준다는 방송에 친구 20여 명과 우르르 체육관으로 달려가 줄 서서 헌혈했지요. 하하.” 잠깐 따끔했고, 팝송 CD 기념품이 좋았다는 기억이 선명하단다. 이후 대학 때도 간헐적으로 헌혈했으나, 헌혈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은 건 군대 경험이었다. “의정부에 있던 국군병원에서 행정병으로 복무하면서 영안실을 관리하는 ‘영현(英顯) 등록병’ 역할도 했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은 시기였죠. 특히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저는 자발적으로 헌혈하곤 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 혈액암 환자 살려 군대가 헌혈의 소중함을 일깨웠다면, 조혈모세포(모든 종류의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줄기세포) 기증은 그를 ‘헌혈에 진심인 사람’으로 이끌었다. 헌혈 초기 그는 우연히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한 적 있었는데, 2015년경 DNA가 일치하는 혈액암 환자가 있다며 기증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과 상의해 ‘말초혈’을 기증했다.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평소 하던 헌혈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한 달 후쯤 혈액암 환자 어머니의 생생한 감사 편지를 받았다. 와락 눈물이 솟았다. “제가 한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저의 작은 선행으로 한 아이가 새 생명을 얻었다니 오히려 제가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그 보호자 분의 감사 편지는 저를 더욱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만들더군요. 그 편지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이 사연은 라디오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200회 목표 자기관리할 것…“더 많은 사람 헌혈했으면” 5월초 현재 그의 헌혈 횟수는 171회다. 혈액 전체 성분을 헌혈하는 전혈 55회, 혈소판·혈장 등필요 성분을 헌혈하는 성분혈 116회다. 1차 목표는 200회 달성이다. “사실 저는 헌혈을 그리 많이 한 것도 아니라 쑥스럽습니다. 300회, 400회 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정말 어떻게 그리하시는지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혈소판·혈장 2가지 성분 헌혈이 저한테 맞는 편입니다. 앞으로도 건강관리도 더 열심히 해서 여력이 닿는 한 300회까지는 해보고 싶습니다. 성분 헌혈은 8주 주기인 전혈보다 2주마다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헌혈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서 더 많은 사람이 헌혈로 생명 나눔에 동참했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문 씨 뿐만 아니라 진해노인종합복지관 차원에서도 단체헌혈을 해오고 있다기에 사진 한 컷 찍자 했다. 그랬더니, 이 복지관 사람들, 참 적극적이고 유쾌하다. 하던 일 잠시 멈추고 후딱 모이더니, 딱딱한 포즈 대신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문희웅 씨를 에워싸면서 까르르 웃는다. 선행은 선행을 낳고 행복바이러스로 전염되나 보다. 출처: 경남공남https://www.gyeongnam.go.kr/gonggam/index.gyeong?menuCd=DOM_000001508000000000&gg_depth1=02&gg_depth2=03&ggSeq=40097&ggVolumeAndNewOldStatus=123%3ANEW
23.06.13.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영향으로 여자축구 동호회가 덩달아 인기다. 축구 사랑은 이미 남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4년째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김해 여성축구회를 만났다.글 백지혜 사진 김정민 20~60대 다양한 연령층, 내공 있는 여성 축구팀 낮 최고 기온 26도를 훌쩍 넘기던 지난 5월 중순, 김해 분성체육공원을 찾았다. 조금만 뛰어도 땀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데, 쉴 새 없이 축구장을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슈팅과 패스 연습을 반복하지만,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김해를 대표하는 여성 축구 동호회 회원들 얘기다. 2009년 창단된 김해 여성축구회는 20~60대까지 축구를 좋아하는 여성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몇몇 회원을 제외하고는 개인기가 화려하거나 특출한 기술을 지닌 사람들은 딱히 없다. 13년 넘게 유지해 온 팀워크가 비장의 무기. 웬만한 경기에서 수비로는 뚫린 적이 없고, 단합이 좋은 만큼 패스 정확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김해 여성축구회는 지난 4월 열린 2023 전국 생활체육대축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김삼선 회장은 “준결승 상대 경기도 광주팀에게 후반 2분을 남기고 한 골을 내어줬다. 1대 0으로 져서 아쉽긴 했지만, 경기 내내 우리 팀을 상대로 쩔쩔맸던 상대 팀 선수들을 봐서인지 크게 억울하지는 않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대단한 내공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축구 열정만 있다면 실력은 상관없어” 이들에게도 초창기 공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단체 운동이다 보니 다 함께 축구를 즐기는 사이 실력은 저절로 늘었다. 특별한 준비물도 필요 없다.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나 축구화만 있으면 누구든 즐길 수 있다. 축구를 잘하려면 어떤 게 필요한지 물었다. 김경진 총무는 “가까운 동호회나 단체에 가입하는 게 좋다. 축구도 기술이 필요한 운동이라 감독이나 기존 회원님들과 함께 기본 패스와 슈팅의 정확한 동작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부상 방지도 되고 더 오래, 더 즐겁게 축구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1 아들을 학생 선수로 두고 있는 한 초보 회원은 “아무리 봐도 몰랐던 축구인데, 지금은 축구에 반 미쳐있다. 개인레슨도 불사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다시 말해 축구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실력은 상관없다는 게 김해 여성축구회만의 일관된 신념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거잖아요? 하고 싶은 마음 하나만으로 시작해도 좋아요. 한 번 발을 들이고 나면 축구의 매력에서 절대 헤어 나올 수 없을 거예요!” 출처: 경남공남https://www.gyeongnam.go.kr/gonggam/index.gyeong?menuCd=DOM_000001508000000000&gg_depth1=02&gg_depth2=03&ggSeq=40098&ggVolumeAndNewOldStatus=123%3ANEW
23.06.13.거제 바다를 사랑하는 이들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패각(굴이나 조개 등의 딱딱한 껍데기)을 모아 재활용을 하고 있다.자신만의 방법으로 바다를 지켜나가는 거제 해녀 최혜선 씨와 전직 해녀 김영심 씨를 만났다.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버려진 패각, 환경오염 심각해 거제해녀아카데미(해녀협동조합) 출신인 최혜선 씨와 김영심 씨는 평소 바다 환경에 관심이 많았다. 물질을 하러 바다를 갈 때마다 버려진 패각을 보면서 ‘바다를 오염시키는 저 패각들을 활용할 수 없을까’라며 고민했다. “거제 곳곳에 버려진 패각들이 많아요. 뿔소라, 골뱅이, 전복 등 종류도 다양하죠. 보통 알맹이를 먹고 나면 껍데기는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비용이 드니 부둣가 근처에 버리죠. 그럼 껍데기 안에 남아있는 것들이 썩어서 악취가 심하게 나고 수질도 오염돼요. 시간이 지나면 햇빛과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분진도 발생합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매년 약 30만 톤에 달하는 굴 패각이 발생한다. 그중 일부분만 사료나 비료로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전량 폐기된다. 별다른 처리법이 없기에 매년 23만 톤가량이 그대로 버려져 현재 약 100만 톤 이상의 굴 패각이 방치된 상황이다. 이런 굴 패각은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패각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한 그들은 ‘버려진 패각을 깨끗이 씻어 판매를 해보자’며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패각으로 만든 벽화, 거제의 해녀 문화 알려 우선 그녀들은 거제 곳곳을 돌아다니며 패각을 모았다. 골뱅이는 해수욕장 부근, 뿔소라는 해금강 금방 등 서식지도 각각 달라 여러 종류의 패각을 모으려면 거제 곳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이렇게 모은 패각은 하나하나 물에 담가 찌꺼기를 제거하고 햇볕에 말렸다. 최소 한 달에서 최대 여섯 달도 걸리는 이 과정은 여러 번 반복해야 더 이상 악취가 나지 않았다. 이후 그라인더로 패각 겉면을 깔끔하게 다듬어 완성했다. “처음에는 패각을 수집하는 이들이나 어항을 꾸미는 사람에게 판매했어요. 그러다가 지난 2021년 ‘장승포동 도시재생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제 해녀 문화를 알리는 벽화를 패각으로 만들고 싶어 신청했죠.”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들은 거제 장승포항에서 가까운 장승포동 마을회관 가는 길목에 15m×3.5m 벽화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버려진 해녀복(폐고무)과 거제에서 서식하는 패각 1000여 개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줄 다육식물로 장승포의 옛 해녀문화인 소중이(전통 해녀복)를 입은 해녀를 표현했다. 작품명 ‘바다로 간 다육이’로 그들은 패각으로 입체 벽화도 만들고 업사이클링으로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바다에도 환경미화원이 있었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하다 보면 바다 쓰레기를 많이 봐요. 제 몸보다 훨씬 큰 타이어와 마구 엉켜있는 어망과 닷, 심지어 배까지, 너무 많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어요.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더러운 곳을 청소해 주는 바다 환경미화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패각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경남 섬 서포터즈 활동도 하고 있는 이들은 해양 쓰레기 줍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건강한 바다는 탄소를 흡수하는 다양한 해양 생물을 품을 수 있고, 지구의 탄소를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하는 그들은 바다를 보호하고 해양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출처: 경남공남https://www.gyeongnam.go.kr/gonggam/index.gyeong?menuCd=DOM_000001508000000000&gg_depth1=02&gg_depth2=03&ggSeq=40099&ggVolumeAndNewOldStatus=123%3ANEW
23.06.13.